부산귀농운동본부(구-부산귀농학교)

귀농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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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div disabled style='width:100%;padding:8px;border:#dedede 1px dotted;background-color:#f7f7f7;margin-top:5px;'>★ 초보부부의 시골생활 초보 탈출기 김사수미(9기) / 김일만 (9기) 어느덧 창녕에서 생활한 지도 반년이 넘었습니다. 결혼과 동시에 시골로의 이사, 그리고 저희 부부 두 사람의 전업 등으로 여러 가지 변화가 한꺼번에 이루어지다 보니 결혼 전에 생각했었던 시골생활에 대한 화려한 계획과 빛나는 실천은 꿈도 못 꿀 일이고 하루하루 일상생활에, 새로운 일에, 새로운 집에 적응하느라 지난 반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버렸습니다. 사실 저희의 시골생활은 '귀농'과는 거리가 먼~ 단지 '시골로 이사해서 사는 것 뿐'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귀농소식지에 저희 소식을 달라는 오혜경 편집장님의 부드러운(?) 협박에 쓰러져 간략하게나마 그 동안 저희 부부의 생활을 이야기해 적어 보겠습니다. 저희가 지금 사는 곳은 경남 창녕의 한 마을입니다. 주소지로는 '창녕읍 외부리'이지만 '외부'라는 지명에서 느껴지다시피 외딴 시골입니다. 저흰 현재 땅을 구입할 여건(금전적 여건이 가장 큽니다-.-;)아닌데다, 둘 다 태어난 이후 도시에서만 살았기에 삶의 터전을 옮겨보는 차원에서 일단 농가주택을 임대해서 살게되었습니다. 심전(김일만씨를 저는 이렇게 부릅니다.)은 부산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후 중장비 운전과 정비자격증을 취득하고 직장을 구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저는 웹 디자인 일을 하고 있었는데 창녕 우포 쪽에서 나무공예와 짚풀공예 강사 일을 조금 하게 되었거든요. 결혼은 6월초에 했지만 일주일간의 신혼여행, 부산에서의 일 마무리 등으로 창녕에서는 7월초에서야 본격적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4월부터 집수리와 주변 정리로 거의 주말마다 오다시피 했기 때문에 마주치는 마을 어른들마다 누군지 궁금해 하셔서 어르신들께 빨리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장님댁을 못 찾아 어렵게 두 번이나 남의 집에서, 문 밖에서 이장님을 부르다가 드디어 찾았으나 건강문제로 장기간 집을 비운 상태시더군요. 저흰 이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면 마을분들께 소문이 쫘~악 나서, 그 다음부터는 마을분들께 구구절절 소개하지 않고 간단히 인사만 드려도 될 꺼라 생각했었는데 조금 어렵게 꼬여버렸지요. 그래서 그때가 한창 여름이라 마을 입구 나무그늘에 어르신들이 많이 모여 계셨는데, 그곳과 마을회관 이렇게 두 곳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른들께선 대부분이 60대 이상이고 젋은사람은 거의 없다는 얘길 하시며 이런 마을에 정말로 젊은 부부가 들어왔다고 반겨주셨습니다. 젊은 부부가 이런 시골에서 무슨 일을 하고 살건 지 물으시는 어른들께 진실 반 거짓 반(저흰 농사가 주경제활동이 아니어서 농사를 안 짓는다는 말씀은 못드리겠더라구요.)으로 대답해드리는데, 살면서 도움이 필요할 때 농사 지을 텃밭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오라는 얘길 들으며 마을 어른들께 인사드리는 그날의 일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때 저흰 마을분들 거의 모두에게 인사를 드렸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에 모여 계시는 분은 거의 60대 후반 이후의 분들만 계신 거였습니다. 60대 초반까지는 젊어서 그곳에 끼지 못한다고 하시더군요. 농한기에도 그냥 집에서 티비를 보시지 마을회관엔 아직 안 나가신다고 합니다. 이 분들의 건강함에 좋아해야 할지, 심각한 농촌의 노령화사태에 슬퍼해야 할지를 모르겠더군요. - 이제부터 제(김일만)가 이어서 쓰겠습니다.- 저희 마을 역시 혼자사시는 할머니들이 많고, 그 분이 돌아가시면 그때부터 빈집이 되어버립니다. 저희 집 주변도 한집 걸러 두집씩 비어있는데 앞집과 뒷집엔 할머니께서 한 분씩 살고 계시거든요. 두 분 모두 자녀들이 모두 외지에 나가 있어 홀로 지내신다고 합니다. 앞집 할머님은 귀(耳)가 많이 어두워 생활이 많이 불편하실 것 같은데도 정말 부지런하십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셔서 주변 텃밭정리로 시작하여 하루 종일 집안 일로 분주히 왔다 갔다 하시는 모습이 저희 부부에게 본받을 점을 많이 시사해 주시지요. 송담은(저는 김사수미씨를 이렇게 부릅니다.)심각한 야행성이라 시골로 이사오면 그날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 것이란 야무진 꿈을 꾸고 있었지만 여기서도 그건 절대 안되네요. 후훗.. 일단 본인이 노력하겠다니 언젠가 되리라 믿고는 있습니다만~ 가끔 주위 사람들을 만날 때 시골생활 불편하지 않냐고, 무섭지 않냐고 많이 묻습니다. 물론 생활이 조금 불편하고 낮이나 밤이나 인적이 너무 없어 가끔씩 외부에서 기척이 들리면 신경이 곤두서는, 아니 무서운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적응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면에 첩첩산중은 아니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지리적 특성인지 밤에는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보는 저희 부부의 마음을 아실런지~ 정말 감탄사가 연발됩니다. 둘이 같이 늦게 들어오는 날, 차에서 내려 우연히 시선이 하늘로 갔다가는 추운 것도 잊고 한참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습니다. 또 맑은 공기는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죠. 도시에 비하면 이 넓은 공간도 너무 좋구요. 이제 이곳의 생활도 어언 반년을 넘어 섰습니다. 여기서 집과 가정이란 건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안식처라 생각됩니다. 저나 송담이 결혼 전에는 각자의 집이 제일 편안한 쉼터였는데, 지금은 아닌 거 있죠. 가끔씩 집안 일로 부산에 내려갈 때면 저희 부모님댁과 송담 부모님댁에 며칠씩 머무르는데, 처음에 반가운 마음에 편하게 있다가도 시간이 조금씩 지나남에 따라 집 생각이 나는 통에 저희 부부는 이상하다며 얘기를 하곤 했지요. 부산에선 차려 주는 밥 먹고 가만히 누워 노는데 말이죠. 역시나 며칠이 지나고 집으로 돌아와 차에서 내리는 그 순간! 우린 마주보고 싱긋~ 웃으며 집을 보죠. 이제 저와 송담은 진짜 부부가 되고 가족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시골 생활의 좋은 점이라면 무엇이 먼저 생각나시는지요. 공기가 좋고, 자연 속에서 생활하고, 정다운 이웃들의 인심을 느끼는 것 등등 이런 것을 생각하시지 않나요?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지만, 저희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런 것입니다. 저희만을 위한 여러 공간이 있다는 것, 도시에 비해서 좀더 많은 시간을 저희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저희가 하는 일과 관련해서 필요로 하는 재료를 항상 가까운 곳에 있는 자연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 저희를 부지런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 등등... 아! 또 생활쓰레기를 처리함에 있어 좋은 점도 있어요. 요즘 부산은 음식쓰레기 분리수거 문제로 집집마다 신경 쓰고 있던데요, 저희는 음식물관련 쓰레기는 모아서 밭에 묻어주어 거름으로서 활용을 하고, 종이나 나무 등의 쓰레기는 부뚜막에서 태워 연료로서의 이용, 그 외의 쓰레기인 비닐, 플라스틱, 병등만 분리 수거하면 되기 때문에 도시에 비해서 훨씬 쓰레기 처리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답니다. 한가지 고민이 있다면, 아직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지내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생활 속의 짐들이 계속 늘어나기만 한다는 겁니다. 예전에 읽었던 '단순하게 사는 법'이란 책을 보고 그에 따른 실천도 해 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는 거 같고, 가끔씩 짐 정리를 대대적으로 해보지만 끝나구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쌓여갑니다. 송담은 선방처럼 살고싶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영원히 그렇게는 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번 봄 계획은 집 옆의 조그만 텃밭을 일구어서 뭔가를 심어보는 겁니다. 전 주인이 도자기를 하던 분이었는데 그 곳을 쓰레기장으로 사용했는지, 굽다 만 도자기와 비닐, 생활 쓰레기가 가득하던 곳인데 쉬엄쉬엄 쓰레기를 골라냈고 이제 흙을 갖다 붓고 거름을 좀 하면 텃밭이 되겠습니다. 사실 쓰레기만 골라낸 직후 겨울초를 심었었는데 흙에 영양분이 너무 없는지 싹만 나고 더이상 진전이 없었거든요. 저러고 있다가 봄이 되면 자란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는데 과연 우리의 겨울초도 자랄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심어본 씨앗인데... 지난 설 연휴에 장날에 맞춰 일부러 일찍 올라와서 손수레와 쟁기, 그리고 그의 친구들(아직 이름을 모르는 농기구입니다)도 구입했습니다. 요즘 가계가 마이너스인데 거금을 투자했답니다. 외발손수레엔 송담을 태워서 운전 연습도 해뒀습니다~ 제가 창녕에서 창원까지 출퇴근하는 상황이라 주말밖에 시간이 없긴 하지만 이번 봄이 너무 기다려지는군요. 저희 집 밭에도 올해는 뭔가가 태어나도록 할 생각에 !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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