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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귀농인의 첫 겨울나기

작성자: 41기 신은석

조회: 8127 등록일: 2014-11-09

덥다고 난리치고 거의 벗다시피 살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벌써 이곳 산청은 추워서 입김이 눈에 보일듯 합니다. 부산에서 45년을 살다가 첫살이 하러 내려온 산청은 요즘 춥습니다. 큰방, 안방, 작은방 거실까지 총 4곳에 쿠션매트를 구입하여 깔아놓았고,거실을 제외한 3곳의 방에 전기장판을 사서 깔았으며,우리 네식구의 발엔 두툼한 유니클로 신상 털슬리퍼가, 그리고 "혹한기용 고급 발열내의"는 각자의 몸에 자리 잡았습니다.이제 내일은 방풍비닐로 도배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상,하수도 얼어붙으면 어쩌죠? ㅠ.ㅠ 10년이 훨씬 넘은 집인데다 천장이 높고, 벽은 홑벽이며, 창은 하이샷시가 아닌 옛날 문틀 그대로입니다.(딴엔 2중창이긴 하지만요) 부산에서 살 적엔 보일러는 항상 실내 외출로 고정에, 반팔에 반바지만 입고도 때로 땀흘리고 그랬더랬습니다.한 마디로, 무섭습니다. 그 새, 말문을 튼 저는 옆집 형님되시는 분께 슬며시 여쭤 보았습니다. "행님, 작년에 기름 얼마나 썼습니꺼?""글쎄, 한 7드럼 썼을라나? 쪼매 남았나? 여튼 6드럼은 넘을끼고, 7드럼은 안될끼다""한 드럼에 얼마나 하는데예?....... 저를 슬며시 처다 봅니다.(아마도 뭐 이런 무식한 녀석이 다 있나 생각한듯 합니다.)"글쎄 올해는 안 넣어봐서 모르겠는데 작년에 25~6만원 정도 하대""예.....그라믄 작년겨울은 따뜻하게 보내셨겠네예?"...... 다시 한 번 저를 처다봅니다.(이번엔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임마 이거 진짜로 모르는거 맞네)"아들캉 씻을 때 잠시 틀고, 저녁에 한 두 어시간 틀고, 아침에 일어나서 한 시간 정도 틀고 그랬지...""예? 그래 밖에 안 틀었는데 7드럼예?"쪼매 남아 있다카이" 계산을 해 보았습니다.요즘 한 드럼에 27만원 정도, 7드럼이니 .... 189만원 ㅡㅡ;; 1년 난방비로 189만원이라뇨? 게다가 전기장판 등의 전기세는 빼고도 말입니다!!! 저 오늘 아침에 찬물로 머리감고 세수하고 양치했습니다.왠지 거울에 비치는 제 입이 오른쪽으로 약 3도 정도 올라간 것 같았습니다. 무섭습니다. 공포스럽습니다.귀농 선배님들.... 특히 우리 산청 선배님들 올 겨울에 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올 겨울 얼어죽지 않고 내 가족 살리는 법] 특강해 주시는 선배님께 막걸리 쏘겠습니다. 겨울과의 전쟁에서 모두 살아남으시기를 기원하며 산청에서 입이 약 3도 정도 올라간 41기 신은석 올림. _(o.o)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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